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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끄적거림

대한예수교 장로회 포도원교회

교회건축을 많이 하면서 때로는 일정 규모 이하의 교회를 진행하며 투덜거리는 경우가 있다. 한마디로 얕잡아 보는거지~

건축문화 사이트에 들어가서 우연히 눈에 띄는 교회를 뜯어왔다.
단순한 디자인에 단순한 디테일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끌리는 것이 있다.

그것은 우리 사무실에서 추구하는 교회건축과는 대비되는 디자인이기 때문인가보다~

하지만 다다오의 교회건축 일부분을 뜯어온 듯한 느낌도 든다~







위치: 대구시북구학정동 949-3번지
지역지구: 일반주거지역
주요용도: 문화및집회시설(교회)
대지면적: 796.70㎡(241평)
건축면적: 370.88㎡(112.19평)
연면적: 708.62㎡(214.36평)
조경면적: 61.48㎡
건폐율: 46.55%
용적률: 88.94%
주차대수: 6대
규모: 지상4층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SISMO WALL SYSTEM
내부마감:
바닥- 대리석, 베이스패널, 노출콘크리트
벽- 석고보드위비닐페인트뿜칠, 시멘트스프레이뿜칠, SISMO 노출콘크리트
천장- 경량철골천정틀위암면흡음천장판
외부마감: SISMO 콘크리트, 적벽돌치장쌓기, 모르타르위수성페인트
공사기간: 2003. 10 ~ 2004. 12.

대지는 대구광역시 북동쪽의 신도시 인칠곡 택지지구 한켠에 위치하고있다. 대지의 동편에는 낮은 산자락과 고속화도로가 지나가고 있으며 서측으로는 어린이 공원이 있다. 주변은 슬레이트지붕을 이고있는 전형적인 농촌의 촌락이 좁은길을 사이에 두고 접해 있는 곳으로, 남측으로는 고층아파트군이 형성되어 있는 반면 이곳은 3층규모의 근린 생활시설이 들어서는 곳이다. 이미 세워져있는몇 개의 건물에는 십자가와 교회간판이 큼지막하게 붙어 있다. 건물 위에 높다랗게 뾰족탑을 세우고 그위에 십자가를 세우는 것만으로교회건축이 완성이된다면이 얼마나 서글픈 일인가. 하나님은 어느 곳에서나 실존하셔서 높고 낮음에 구애받지 않으시며 건물의 좋고 나쁨을 구별하지 않고 사랑을 베푸신다 하여, 무성의함까지 용납하기를 기대하는것은 지나친 욕심이리라.

교회건축이 성스러움을 강조하여 성전으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건축이 시대의 거울이듯, 그 안에담는 내용이 변화함에 따라교회건축도 변화를 거듭하여왔다. 예배형식등 내적인 변화와 함께 사회의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외부로부터의 요구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여야했다. 이제는 교회가 단순히 예배드리는 공간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중심에서 봉사하는 역할까지 감당해야 하는것이다.
그러나 변화한다고 해서본질적인 것까지 변할 수는없는 법이다. 근본적인 신앙이 변할수는 없는것처럼교회건축도 변할수없는, 변해서는아니될 그무엇이 있는것이다. 그것이 바로 그건축이 교회건축이 되어지는이유가 될것이다. 신의 존재를 느끼고 체험할 수있는 곳, 스스로 겸손해지며 회개하고 절대자에게 자신을 의탁하고 싶어지는 곳, 그래서 신의 영광을 절로 찬양하게 되는 곳. 그러기 위해서는 가식의 옷을 벗어버려야만 했다. 성서에서도 소박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드리는 제물을 기뻐 받으신다고 하지않았던가.
건축주인 교회 측에서는 이곳에 300여명의 신도들이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예배당과 친교실 그리고 교육관을 구상하고 있었다. 예산관계로 교육관은 추후에 증축키로 하고 계획에 들어갔다. 기존의 예배당에 식상해 있던교회 측에서는 내게 그들만의 교회를 요구하였다.

대지는 정방형에 가까운 사각형으로 남쪽에 동서로 본당을 배치하고, 북측에는 평행으로 장래의 교육관을 증축할 수 있도록 하였다. 십자가 밑을 통과하여 2층의 예배당으로 향하는 작은 마당의 왼편에는 열주가 서있고 그위에는 등이 달려있다. 이 열주는 교육관이 세워지기 전까지는 2층 예배당을 오르는 성도들의 길 잡이가 되다가, 추후에 교육관이 증축을 위한 기둥으로 변신할 것이다. 열주위의 아크릴로된 등기구 속에는 교육관의 보와 엮어지기위한 철근이 그때를 기다리고 있다. 마당 끝자락에 있는 넓은 계단은 길 위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걸터앉아 분반공부를 할수있도록 하였다. 계단위에 올라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순백의 홀이 세속의 때를 씻어주고 오른쪽 동굴속의 밝고 투명한 문을 통해 천국의 모습을 보게 된다. 교회는 작은 천국이다. 하나님은 가정과 교회를 통해 지상에서 천국의모습을 그려볼 수있도록 하였다. 예배당은 노출콘크리트의 질박함 속에 가식 없는 모습으로 꾸며져 있다. 그곳은 밝고 환하다. 예배를 드리는 시간에 맞추어 태양빛은 강단 뒷벽을 밝히며 하얗게 비추다가 강단 바닥에 반사되어 흰벽을 주황색으로 물들인다. 저녁에는 오른편 투명한 유리창너머의 콘크리트 벽면을 온통빛으로 씻어 내린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매시간 그리고 사계절의 변화가 이예배당의 인테리어이다.

다시 계단을 올라가면 작은 기도실이 있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면작은십자가앞에 콘크리트로된 단이 있다. 이곳은기도하는곳이다. 어두운밤, 십자가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이에게 하나님만이 함께 하는 것을 하늘의 별들이 지켜줄것이다. 다시 몇단의 계단을 돌아올라가면 옥상이다. 맑은날 저녁이나 밤에 이곳에서 드리는 야외예배나 친교모임은 성도들에게 주 안에서 한 형제 됨을 느끼게 하는 귀한 시간이 될것이다. 예배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예배당을 나와 계단 위에 서면 저 아래 낮은 곳에는 세상을 향해홀로 서있는 십자가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는 주님의 외침이다.

글/ 이용우(별빛건축)



출처 : 건축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