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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kname

이름짓기 #3. 작명 (作名) 나의 아이는 아버지 가시고 딱 1년 후에 태어났다. 아마 계셨더라면 직접 작명을 해 주셨겠지. 어쩌면 그게 가장(家長)의 의무일 수도 있을테니까. 그 때 가족들은 저마나 하나씩 이름을 지어 왔다. 한자의 뜻과 음을 이야기하고 발음하며 주장했었다. 어차피 결정은 가장의 몫이었는데 그건 바로 나였다. 합의가 없었던 독단적인 결정은 아니었지만 결국 내가 주장하던 대로 정해졌고 등록했다. 현재까지 만족하며 지내고 있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참 잘한 결정이라고 여겨진다. 아이가 만족하고 있다는 것은 그 이름으로 해를 입은 적이 없다는, 아니 많이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아마도 부모가 아이의 작명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 이름으로 인하여 친구들에게 어떻게 불리우게 될 것 인가에 대한 우려일 것이다. 성.. 더보기
이름짓기 #2. By5persons 몇년 전. 대략 7~8년 전 쯤.회사 동료 몇명이 모여 스터디 그룹을 만든 적이 있었다. 미래를 위해 회사를 하나 만들 수 있을 만 한 멤버들로 시작했다. 퇴근 후 함께 모여 R&D 할 수 있는 장소까지 제공해 주시는 스폰서도 있었다. 각자의 역량에 따라 과제를 나누고 모여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필요에 따라 멤버가 추가되어 최종 5명이 되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직장인 신분으로 회사 모르게 움직이는 R&D는 목숨을 걸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처절하게 깨달았고 우리만의 해프닝으로 쉽게 그냥 끝나 버렸다. 서로 탓하거나 원망하지 않았다. 스스로 부족함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모든걸 정리한 후 남은 것은 이메일 주소 하나였다. 프로젝트 진행과 우리의 소통을 위해서 만들었던 이름.. 더보기
이름짓기 #1. 나의 첫 이름 23살이었던가. 그때가? 30개월 군대생활을 마치며 돌아와 전국을 돌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복학 전에 구입했던 386 PC. 20인치 CRT모니터에 캐논 잉크젯 프린터까지 들고 와서 처음 설치했던 프로그램이 이야기 5.3 모뎀을 통해 전화접속하고 '하이텔', '천리안'에 접속해 조잘대던 시절. 가장 먼저 해야했던 건 바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정하는 것이었다. 빨리 접속해야 했기에 아무 생각없이 정했던 아이디. 나의 닉네임. fizcho 굳이 의미를 두자면 Fizz + Cho 였다. 아무런 의미와 뜻이 없었다. 그냥 떠오르는 대로. 그렇게 인터넷 세계는 나를 '피즈'라고 불러주었다. '피즈야', '피즈형', '피즈오빠' 라고...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나갔다. 아주 긴 시간이. 그 긴 시간동안 인터넷 세계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