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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나의 강아지 이름은 빠삐 가슴에 손수건을 달고 초등학교를 입학하던 조무래기 유년기 시절. 우리집 마당에는 한마리 개가 있었다. 약간 빛 바랜 코발트 블루 페인트가 살짝 벗겨지고 있던 고철로 된 대문을 열면 정면으로 마주 보이는 마당 끝, 나무판자로 만든 노란색 경사지붕의 개집. 차가운 시멘트 바닥을 무섭게 뚫고 박혀 있는 구부러진 철근 끝자락에 연결된 굵은 철사를 꼬아 만든 개줄과 두꺼운 가죽으로 된 목걸이에 단단히 묶여 있는 흰색 바탕에 얼룩진 연약한 개가 있었다. 그 녀석은 비가 오면 판자집에 들어가 엎드린 채 자기 밥 그릇 주변에 떨어지는 빗줄기를 그윽히 쳐다 보고 있었다. 한껏 추운 겨울에도 못쓰는 이불을 몇 겹으로 접어 깔아 주면 얼굴을 자기 가슴 깊숙히 파묻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달달 떨며 그자리 그대로 엎드려 있었.. 더보기
작은 동물원 고교 졸업 후 출가해서 살고 있는 아이one이 어느 날 강아지 두 마리를 주렁주렁 매달고 왔다. 이미 키우고 있던 닥스훈트까지 세 마리가 서로 뒤엉켜 있는 사이 거실은 순간 쑥대밭이 되었다. 워낙 동물을 좋아하는 가족들이라 잔소리는 잘 하지 않았지만 두 마리를 작은 공간에서 키우겠다고 고집하는 아이one을 생각하니 답답하기만 했었다. 지금은 아이one이 군대를 가는 바람에 여기는 요즘 동물농장이 되어 똥천지가 되었다. 내 아이one은 태어날 때 부터 다양한 애완동물들과 섞여 자랐다. 하얀색 말티즈하고는 항상 서로 자기가 형이라고 싸우며 자랐는데 아빠 입장에서 보면 그때는 말티즈가 형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애완동물 중에 강아지는 역시 ‘반려견’이라고 하는 이유가 있듯이 인격적 대우가 가능했기 때문에 형제.. 더보기